피부는 시시각각 변한다. 나이, 계절, 환경, 컨디션에 따라 달라진다. 바뀌는 피부를 간편하고 정확하게 진단받아 최적의 제품을 추천받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루미니’가 그 해답을 제시한다. 인공지능(AI)이 더해진 똑똑한 뷰티 케어 솔루션 루미니를 개발한 ㈜룰루랩 최용준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주)룰루랩 최용준 대표

10초 만에 피부 진단, 제품 추천까지

루미니는 10초 만에 피부를 분석하여 최적의 제품을 추천해 주는 기기다. 인체에 무해한 다양한 종류의 광(光)이 피부 속까지 세밀하게 분석한다.

가장 큰 특징은 얼굴 전면 데이터 확보다. 얼굴에서 일정 거리를 두고 사용하기 때문에 부위에 따라 측정값이 달라지지 않는다. 또한 조명 유무, 메이크업 여부와 상관없이 일관성 있는 결과를 보여준다. 피부에 직접 대지 않으니 위생적이기도 하다.

피부 진단 결과는 사용자에게 모바일 등을 통해 알기 쉽게 알려준다. 주름, 색소, 피부 톤, 여드름, 피지, 홍조, 모공 등 6가지 주요 고민을 종합 분석해 솔루션을 제공한다. 도움이 되는 관리법과 관리를 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피부도 시뮬레이션으로 보여준다.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소비자 누구나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뷰티 솔루션입니다.”

최용준 대표의 설명처럼 루미니는 인공지능과 딥러닝 기술이 더해져 탄생됐다. 딥러닝은 컴퓨터가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를 분류해 같은 집합끼리 묶고 상하 관계를 파악하는 기술이다.

딥러닝으로 분류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인공지능 기술이 다시 한 번 다각도로 분석한다. 화장품 성분, 제품 리뷰, 평점 등 소비자 데이터까지 통합 분석해 현재 피부 상태에 가장 적합한 제품을 알려주는 것이다.

B2B 제품, 소비자·기업 모두 Win-Win  

 

오는 5월 루미니를 만나볼 수 있다. 다만, 초기 제품은 모두 B2B다. 백화점, 화장품 가게, 피부과 등에 우선 제공된다. B2B(Business to Business)는 기업과 기업 사이에 이루어지는 상거래를 의미한다. 최용준 대표가 루미니를 개인 소비자에게 판매하기에 앞서 기업에 먼저 제공한 데는 이유가 있다.

 

“소비자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데이터베이스가 잘 구축돼 있어야 합니다. 축적된 데이터가 많을수록 소비자는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받게 되죠. 하지만 지금의 뷰티 시장에는 관련 데이터가 전무합니다. 그래서 B2B 용으로 출시하게 됐습니다.”

 

최용준 대표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뷰티 소비자가 루미니를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판단해 루미니의 B2B 출시를 결정했다.

 

이는 뷰티 소비자에게도 이로운 결정이다. 루미니가 갖춰진 매장에서 피부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받아 가장 적합한 화장품을 추천받을 수 있어서다. 나아가 자신의 피부 타입과 유사한 소비자가 구매한 제품의 리뷰 등 실질적인 정보 공유도 가능하다. 피부 진단 결과는 메일, SMS 등으로 받아볼 수도 있다.

 

매장은 루미니를 통해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다. 고객의 연령, 성별, 방문 시간대 등의 통계 수치와 고객이 실제 구매하거나 선호한 제품이 무엇인지 대시보드로 한눈에 확인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용준 대표는 B2B로 충분한 양의 데이터가 모아지면 이를 기반으로 연말에는 개인 소비자에게 루미니를 판매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피부 변화 감지, 건강 지켜주는 뷰티 케어 기기 

 

최용준 대표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인류 삶의 질 향상’이다. 이런 목표를 갖게 된 때는 카투사 복무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카투사는 주한미군 부대에 배속된 한국 군인이다.

최용준 대표는 카투사로 복무하면서 기사 작성 업무를 맡았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미군 가정을 취재해 글을 쓰는 일이었다. 미군 가정과의 인터뷰를 통해 ‘삶의 질’을 생각하는 계기를 가졌다고 한다.

“인터뷰를 하면서 미군가정의 행복 수치가 떨어졌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말도 통하지 않는 타지에서 지내니 고충이 있었겠지요.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그들이 행복해 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삶의 질’이라는 걸 생각하게 됐습니다.”

최용준 대표는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어 건강이 중요하다고 여겨 화학공학에서 생명공학으로 전공도 바꿨다. 삼성전자에 입사해서는 유전자 분석으로 특정 질병에 걸릴 확률을 연구하는 일을 했다. 그러던 중 사내 벤처 C랩에 참여하게 됐고, 피부를 통해 특정 질환에 걸릴 확률을 알아보는 제품을 개발하려 했다.

“피부에도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는 의학정보가 꽤 많습니다. 관련 제품을 개발하려고 했지만 뷰티 시장에서 관련한 데이터를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우선 데이터를 모아야겠다는 생각에 루미니를 만들었습니다. 루미니의 최종 버전은 피부 변화를 측정하고 감지해 특정 질환에 걸릴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여 예방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인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루미니의 해외 진출도 준비 중이다. 현재 남미, 중동, 중국, 미국 중 해외 진출 파트너를 선정하고 있다.

인종별 피부 데이터를 100만 개 이상 획득해 2020년 이후부터는 피부 데이터를 헬스 케어 목적으로 분석하는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인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루미니를 개발한 최용준 대표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