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창업신문

여행 플랫폼 민다는 자유 여행자를 위해 숙박, 여행정보, 트립, 티켓패스 등 서비스를 제공하며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민다는 현재 전 세계 170개 도시 1300여개 숙소와 제휴하고 있으며 누적 회원 수 44만명, 누적 숙박 수는 업계 최고인 225만에 달한다. 명실상부 업계 1위인 민다는 이에 그치지 않고 다양해지는 자유여행 니즈를 만족시킬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한다. 민다 김윤희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자유여행을 위한 플랫폼 민다 김윤희 대표 / 사진=서울창업신문

◆자유여행을 위한 플랫폼 민다(MINDA)

민다는 전 세계 한인민박을 예약하는 사이트로, 지금은 현지에 있는 투어나 액티비티 예약 서비스까지 사업을 확대함으로써 숙박과 트립을 함께 즐기는 자유여행 플랫폼이다.

‘민다’는 브랜드 리뉴얼을 거쳐 정착한 이름이다. 처음에는 유럽에 있는 한인민박 정보 150개를 모은 서비스로 시작했으며 예약 시스템이 없었고 이름도 한인민박을 다 모아두었다는 의미로 ‘민박다나와’라 지었다. 어떤 서비스인지 고객들이나 한인민박이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이름으로, 줄여서 ‘민다’라고 불렀다.

민박다나와라는 이름은 많은 사람이 알지만 한계점이 있어 브랜드 리뉴얼이 필요했다. 유럽의 한인민박부터 시작해 아시아나 미주 지역에서도 등록 문의가 들어와 함께하기도 했지만 저희가 직접 서치해서 발견한 민박도 있다. 이 경우 같이 해보자고 하면 우리는 민박이 아닌 게스트하우스라고 답한다. 게스트하우스, 펜션, 호텔 등 해외에서 한국 사람이 운영하는 숙소는 전부 한인민박이라 부르는 여행자들의 습성이 있지만 보이지 않는 경계 또한 있다. 민박다나와가 직관적이라 알리기 좋았지만 파트너 제휴를 권할 때는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여행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특히 해외여행은 의사소통이 안 되고 길도 모르고 정보도 없어 쉽게 나서질 못한다. 이런 사람을 위해 민박다나와가 숙박 외에 더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을까를 고심했다. 정보만을 모은 사이트가 아니라 예약도 가능하고 티켓도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변화시키는 데에 민박다나와라는 이름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이름으로 바꾸다 보니 내부에서나 이용자들이 쓰던 줄임말 ‘민다’가 좋을 것 같았다. 이전과 연속성도 있고 자유여행을 민다가 응원한다는 의미로도 쓸 수 있어서 리브랜딩했다.

민다 홈페이지 대문사진 / 사진=민다

◆번아웃, 14개월의 세계 여행 스토리를 만들다

처음부터 한인민박 사이트를 만들겠다고 결심하지는 않았다. 여행을 좋아했고 나처럼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일이 하고 싶었다.

IT기업 웹 디자이너로 5년 동안 쉼 없이 일하다가 일에 치이고 무기력해지는 자신을 발견했다. 번아웃된 나를 다시 일으키려면 그때의 환경에서 멀어져야 했다. 모아둔 돈 2/3를 가지고 캐나다행 편도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돈 떨어지면 돌아와야지 하는 마음으로 떠난 여행은 1년 2개월 동안 이어졌고, 북미, 유럽, 터키, 이집트, 그리스, 인도 등지를 다녔다.

유럽 여행에서 배낭을 도난당했지만 내 여행은 더 자유로워졌다. 길을 찾거나 물건을 사려면 영어를 쓰니 능숙해졌고 모르는 길에 들어서 다시 돌아오기도 하며 순간순간이 기억에 남고 행복했다. 처음에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떠날 용기를 내니 그다음부터는 쉬웠다. 난 여행을 두려운 사람에게 “여행은 정말 쉽다. 사는 게 어렵다”고 말한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으면 알 수 없던 세상을 경험하고 돌아와 이 행복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오프라인 카페에서 온라인 민다까지

여행과 관련된 일을 즐기면서 하고 싶다는 생각에 2004년 평소 단골이던 카페를 인수해 여행자를 위한 카페 ‘사막’을 차렸다. 여행객들이 모여 밥을 먹고 차를 마시며 여행 정보를 공유하는 장소였다. 카페라는 오프라인 공간에서 온라인 활동까지 겸하면 시너지를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카페 월세를 내야 했고 하루에 오는 손님 수를 걱정했고 아르바이트 인건비도 생각해야 했다. 걱정과 스트레스 속에서 카페를 운영하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2006년 법인 ‘사막’을 설립하고, 여행 중 알게 된 민박집 사장님의 아이디어로 한인민박 중심 여행 플랫폼을 제작해 온라인 활동을 시작했다. 2008년부터 민다의 초기 버전 민박다나와를 직원 한 명과 같이 시작했다. 한인민박 광고 수익만으로는 회사가 제자리걸음이라고 판단, 예약 시스템을 구축하니 예상보다 파급력이 컸다. 성수기가 되니 기존 수익보다 ‘0’이 하나 더 붙었고 해결할 일도 많아져 직원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 현재 민다 직원은 30명이며, 내 번아웃 경험을 직원들이 겪지 않도록 1년에 한 달은 여행을 위해 쓰도록 하고 있다.

트립 서비스 이미지 / 사진=민다

◆한인민박이라는 든든한 가족

민다는 한인민박이라는 특화된 서비스로 시작해 10년 이상 1등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민박보유 수도 가장 많고 여행자 리뷰 수도 많다. 최근 민다만의 특화된 ‘트립’ 서비스를 시작했다. 트립은 일반적인 에이전시 투어뿐만 아니라 현지 민박 호스트들이 직접 동네 맛집, 관광지 등을 안내하며 여행지의 매력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서비스를 포함한다. 쉽게 경험할 수 없는 현지의 삶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트립 서비스는 호평 받고 있다.

해외 한인민박 사진 / 사진=민다

한인민박은 외국어를 못해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호텔보다 저렴한 가격에 현지인의 집에 머무르며 다양한 서비스를 경험하고, 조식과 석식에 한식을 제공하기도 한다. 가장 매력적인 점은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생생한 로컬 여행 정보를 민박 사장님으로부터 제공받을 수 있다. 같은 숙소에 있는 여행자들과의 만남과 정보 공유 또한 한인민박의 매력이다.

민다는 전 세계 한인민박과 10년을 같이 하며 끈끈한 유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민다의 고객은 여행자이기도 하지만 민박 사장님들도 중요한 고객이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우리 가족이 운영하는 민박임을 상기시킨다. 또 여행자들의 니즈는 다양하다. 영어를 잘해도 간혹 한국어를 쓰고 싶기도 하고 혼자 여행이 즐거워도 저녁에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 사람도 있다. 준비 없이 떠난 여행지에서 알아서 해줬으면 하는 사람도 있다. 다양한 여행객의 취향을 충족하기 위해 한인민박만 한 곳이 없다. 낯선 곳에서 나를 기다려주는 존재가 바로 한인민박이다.

◆문득문득 떠오르는 행복을 위해

지금이야 편하게 이야기하지만 10년을 뒤돌아보면 순간순간 힘든 일도 많았다. 나 자신을 판단해보면 난 준비된 대표가 아니다. 내가 책임져야 할 일이 있고 여행자를 도와주겠다는 사명감으로 지금까지 달려왔다. 부족한 부분은 하나둘 채워가며 작은 성과에 성취감을 느끼고 여행하는 순간의 행복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항상 어려움은 있고 고민도 많지만 내 인생의 화두는 ‘행복’이다. 만일 지금 너무 힘들다면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려본다. 여행자카페를 준비하던 1년여 시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샌드위치를 만들어보고 여행자들과 함께할 상상도 하며 가끔 국내여행도 다녔던 때가 내게는 정말 행복한 시기였다. 큰 성취를 이루어도 좋지만 사우나에서 나왔을 때의 상쾌함 같은 것도 나에게는 행복이다.

트립 서비스 1주년을 축하하는 김윤희 대표와 직원들 / 사진=민다

◆여행자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

‘여행’ 아이템 스타트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다양한 콘셉트가 있겠지만 여행을 다녀보고 한 사업은 분명 다르다. 여행 트렌드는 계속 변한다. 요즘에는 패키지 시장이 점점 퇴보되고 자유여행이 뜨고 있다. 한동안 여행을 못 갔던 적이 있었다. 직원들은 1년에 한 달씩 여행을 가도록 하지만 나는 일이 바쁘다고 나가질 못했다. 그러다 보니 옛날의 경험에 의존해 비즈니스를 하고 있었다. 시시각각 변하는 여행 트렌드를 컴퓨터로 느끼고 있으니 한계가 있었다.

극단적 예지만 예전에는 방마다 pc가 있어야 좋은 민박이었지만 요즘은 아니다. 카메라보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cd라이터가 아닌 클라우드에 사진을 저장한다. 민박집이 pc를 보유했다는 점은 더 이상 여행자를 끌어들이지 못한다. 여행자들이 어디서 정보를 얻고 무엇을 사는지 등 정보를 알고 감을 익히려면 직접 체험해야 한다. 그래야 여행자의 반응을 얻을 수 있다. 여행 산업이 뜨고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있어 비즈니스를 시작하지만 여행자의 마음이 되지 못하면 오래 이어질 수 없다.

◆민다라는 튼튼한 그릇을 준비하다

창업을 함에 무엇이 중요한지는 사람마다 가치가 다르다. 책임감을 가지고 사업을 해야 함에 동의하지만 책임감을 가지려고 사업하는 것은 아니다. 사업을 하면서 당연히 책임감이 따르지만 그 책임감이 사업 1순위는 아니다. 책임은 사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요소일 뿐이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한 가지만 뽑아보라면 실행력이 아닐까 싶다.

대표의 주 역할은 최종 결정을 내리는 일이며, 실행력이 없으면 타이밍을 놓칠 뿐이다. 때를 놓치면 소용없다. 이때를 우리는 흔히 운이라 말한다. 좋아하는 어느 뮤지션이 한 말이 있는데 운을 받아들일 그릇이 준비돼야 성공할 수 있다고 한다. 만일 운이 떨어지는 그릇이 없으면 소용없다. 그리고 운을 받아들일 그릇이 됐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무언가를 담아야 그릇이 아니다. 박물관 전시품에 그릇이 있는 것처럼 그릇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 우리는 운을 받기 전에 어울리는 그릇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금까지 민다는 한인민박 서비스로 자유여행 플랫폼이란 그릇을 만들었다. 아직 한인민박을 모르는 사람도 있지만 이 업계에서 10년간 1등을 놓친 적 없을 만큼 민다라는 그릇은 튼튼하다. 이제 이 그릇에 담을 다양한 여행 이야기를 만들 것이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여행’을 10년이란 시간 동안 묵묵히 밀어준 '민다'. 그 시간에 대한 김윤희 대표의 이야기를 들으며 민다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발자취에 생각해볼 수 있었다.

올바른 창업·스타트업 생태계를 주도하는 <서울창업신문>은 ‘민다’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