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8년 올해 세계 경제의 성장률을 작년보다 0.3%포인트 높아진 3.9%로 전망했다. 한국의 경우는 세계 교역 회복, 최저임금 인상·복지지출 확대에 따른 가계 소득 확충 등의 이유로 기존 전망치(3.0%)를 유지했다.
OECD는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유지하기 위해 각국의 재정 정책이 생산성 향상, 투자 촉진, 포용적 상황 확대라는 중기적인 관점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하며 통화정책은 점진적으로 정상화하되 성장, 물가, 금융시장 여건 등 국가별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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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화폐란 나라의 법으로 강제 통용력이 부여된 화폐로 한 국가에서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화폐다. 통화 정책이란 통화 당국이 통화량이나 이자율을 조절해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실현하고자 하는 정책을 말한다. 통화 정책의 목표는 물가 안정·완전고용, 국제수지 균형, 경제 성장, 공정 분배 등 국민경제상의 목표를 말한다.
통화 정책의 방향에 따라 가치가 변화하는 법정화폐의 한계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대안화폐’다. 요즘 빈번하게 언급되고 있는 가상화폐부터 상품권 등 다양한 종류의 대안화폐가 존재하고 있는데 그 중 특정 지역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게 발행되고 있는 지역화폐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역화폐는 법정화폐와 대비되는 말이다. 지역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지역화폐’를 쓰면 지역 내에 돈이 돌고, 지역 경제는 살아나 주민의 생활형편이 나아지고, 중앙집권화된 ‘편식 경제’, ‘편식 사회’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통과정에서 이자가 전혀 붙지 않고, 발행주체가 중앙은행이 아닌 지역사회의 모든 구성원 및 구성체들이 된다는 것이 법정화폐와는 차이를 보인다.
지역화폐는 개인과 공동체에게 모두 이익을 부여한다. 실제로 영국과 아일랜드에서는 지역화폐가 생긴 후 짧은 시간 동안 사람들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으며 공동체 정신의 고양과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공동체 활성화, 신뢰 사회 구축, 사회 자본 형성과 같은 정책적 기대효과를 가지며, 지역순환경제의 구축, 지역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와 같은 기대효과도 있다.
중소자영업자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이 지역에 돈이 도는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지역 상품권 정책의 효과가 입증된 만큼, 정부 국정과제인 ‘소상공인·영세 중소기업 지원 대책’에 따른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상공인 피해가 없도록 지자체에서 지역 상품권 제도를 도입하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성남시는 복지사업으로 지역 상품권을 활성화시킨 대표적인 사례다. 성남시는 지난 2016년 한해 100억원 안팎이던 발행 규모를 지난해 260억원까지 확대했다. 성남시는 ‘3대 무상복지’ 사업 중 하나인 청년 배당을 지역 상품권으로 지급해 복지사업을 확대하고 골목 상권을 살리는 성과를 얻었다. 또한 지난해 상품권 회수율이 99.7%에 달해 청년 배당으로 푼 돈 102억원이 고스란히 소비되는 등 지역경제에 선순환 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축제기간에만 사용할 수 있는 지역상품권을 발행해 효과를 내는 사례도 있다. 강원도 화천군의 산천어 축제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지역 상품권을 발행해 성공했다. 산천어 축제는 12년 연속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올 정도로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다. 관광객이 1만2000원으로 입장권을 사면, 화천군에서 사용 가능한 5천원권 지역 상품권을 증정받는다. 지난해 화천 지역 상품권 발매액 17억4000만 원 중 41.3%인 7억2000만 원이 축제기간에 팔렸다. 관광객 수가 증가하면 할수록 발생하는 이익은 지역으로 돌아간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지역 상품권 지급은 외부 자금을 지역 내로 끌어오기 때문에 애초 지역화폐의 취지에서 한 발 더 나갔다.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면서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해 역외자금을 끌어들이는 효과를 거두었다.
대부분의 지역화폐들이 상품권 형태로 발행·지급되며, 지역 상품권은 실물 종이로 위변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한국조폐공사에서 발행했다. 기존의 지역화폐는 상품권형태다 보니 실질적인 시행범위가 협소하고 지속성 차원에서 한계를 나타내기도 한다. 물리적 형태의 지폐방식을 발행하는 지역화폐는 법정화폐의 문제점을 답습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지역화폐 ‘NW(노원)’ 홈페이지 / 사진=‘NW(노원)’ 홈페이지 캡처 |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서울시 노원구에서는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지역화폐를 발행했다. 올해 2월 블록체인 전문기업과 손잡고 지역화폐 ‘NW(노원)’이 상용화됐다. NW은 최초의 가상화폐 형식의 지역화폐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실물 종이화폐 제작과 환전소 운영에 들어가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이른바 ‘자생적 수익구조’를 구축하기에 용이한 측면도 크게 부각된다. 여기에 무엇보다도 블록체인기술로 일부 한정된 곳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을 탈피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또한 자원봉사나 기부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상화폐를 지역 내 상권에서 사용하는 선순환 체계를 완성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2월 기준 NW 화폐 가맹점은 87개소이나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며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기관이나 소상공인, 개인 사업장 등 다양하게 가맹계약을 진행 중이다. 지역시장 내에 다양한 가맹점이 늘어나면서 지역 상권 활성화는 물론 소자본 창업 등 다양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포공동체경제네트워크 '모아' / 사진=마포공동체경제네트워크 모아 페이스북 |
주민공동체가 주체가 되어 발행한 지역화폐도 있다. '마포 공동체경제네트워크 모아'는 서울혁신파크 '내가 바꾸는 서울, 100일의 실험' 공모에 선정돼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대안 경제 모델을 실현해보려는 실험을 벌이는 곳으로 공동체 가게들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이용권을 발행, 지역화폐로 발행하고 있다. 대안화폐를 구매한 소비자들에겐 5%의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대안화폐를 매개로 능동적 소비가 이뤄지면 재정난에 힘겨워하던 지역의 협동조합이나 마을기업·가게들은 수익이 늘게 되고, 이들 가게 수익의 약 2~5%가 공동체기금으로 쌓여 다시 공동체로 돌아온다.
모아의 공동체 가게 중 하나인 아현포차는 30년동안 아현역 인근에서 포차거리로 장사를 해오다가 2014년 재개발로 쫒겨나게 되었다. '모아' 회원들은 아현포차들에 공동체가게 참여를 제안하고 포차 상인들도 기꺼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아현포차’는 현재 공덕동 늘장 안에 임시 영업 중이다. 모아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공동체만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살기 위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지역화폐의 문제 중의 하나는 화폐가 지속적으로 순환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지역화폐가 지역 경제에 어떤 역할을 할지 그리고 소상공인들이 장기적으로 지역화폐를 사용할 시 어떤 이익이 발생할지를 이해하고 설명해줄 수 있는 안내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안내와 설명이 부족하면 지역화폐의 가맹점이 늘지 않고 유통량이 정체하게 된다. 모아는 주민공동체가 주체가 된 만큼 이러한 문제점을 잘 파악하여 사용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공동체 화폐 모아의 판매액은 175,854,000원으로 현금교환율은 84%로 높은 편이다. 현재 공동체가게는 168곳으로 늘어나는 추세이다. 판매처도 20여 곳으로 손쉽게 구매를 할 수 있어 앞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지역화폐는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목표로 만들어졌지만 모아의 사례처럼 지역화폐는 지역경제 안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뭉쳐 자신은 물론 타인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연대하고 함께 지역에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하는 역할도 한다.
2017년 발행된 <세계미래보고서 2030-2050>에서 제시된 경제·경영 분야 미래 유망 직업 중 ‘대안화폐전문가’가 포함되어 있다. 앞으로 대안화폐는 더욱 더 세분화되고 종류와 개념도 복잡해질 것이다. 다양한 발행처와 형태로 인해 많은 화폐에 대한 개념이 세분화되고 복잡해질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이고 발 빠르게 대처해야만 변화하는 경제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