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황사와 미세먼지가 연일 기승을 부리는 봄이다. 한국을 거쳐 일본에도 그 영향이 미쳐 최근 일본에서는 미세먼지 관련 아이디어 제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6일 코트라 해외시장뉴스에 따르면 일본의 PM 2.5 환경 기준은 1일 평균 1m³당 35μg 이하로 지정돼 있어 70μg을 넘으면 가능한 외출을 삼가고 환기를 하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

특히 초미세먼지(직경 2.5μm 이하인 PM 2.5 기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일본의 유명 기상정보 사이트에서는 관련 정보를 실시간 제공중이다.

해양연구 개발기구는 규슈지방의 연평균 PM 2.5 농도의 중국 기여분을 61%, 한반도 기여분을 10%로 측정, 대부분 대륙 쪽에서 불어오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 PM 2.5 분포 예측도. 대륙에서 가까운 규슈지방은 환경 기준치를 초과한 상태 / 코트라 제공

 

일본은 황사 외에도 봄철 화분증(꽃가루 알레르기) 환자가 많아 공기 질에 대한 관심이 높다.

시장조사기관 ‘인테지’가 지난 2016년 말 일본 수도권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47%의 사람들이 ‘자신은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다’고 대답했다. 그중 2~5월에 발병하는 사람들이 95%로 조사됐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다양한 꽃가루 알레르기 대책 용품들이 시판되고 있던 상태에서 지난달 말에는 일본에서도 첫 황사가 관측되면서 관련 용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마스크, 공기청정기부터 미세먼지용 필터 장착 청소기, 스프레이, 유모차 커버, 공기질 측정기, 심지어 공기캔까지 다양한 품목이 유통되고 있다.

대형 온라인 쇼핑몰 라쿠텐에서는 ‘꽃가루·황사·초미세먼지 대책 용품’이란 특집 기획을 통해 관련 제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파나홈, 아즈비루 등 단독주택 건설 업체들도 pm2.5에 대응하는 필터를 설비한 중앙공조 환기 시스템을 출시하는 등 관련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신체에 밀착되는 마스크, 화장품 등과 건강과 직결된다는 이미지가 강한 공기청정기와 같은 가전 분야는 외국기업이 진출하기가 쉽지 않다.

일본인은 가전제품의 경우는 특히 국산 선호 경향이 강해 공기청정기의 경우 1위가 샤프(38.4%), 2위 다이킨(21.2%), 3위 파나소닉(15.7%), 4위 히타치(5.7%), 5위 후지쯔(2.9%) 등 전체 시장을 일본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제품 특성상 중국산의 가격 경쟁력이 일본산의 신뢰성 및 서비스 대비, 경쟁 우위를 점하기 쉽지 않은 것이다.

미세먼지 대응 마스크의 경우에도 우선 한국 제품이 가격 면에서 선호 받지 못한다. 일본 내 판매량(라쿠텐 기준) 1~3위 마스크의 소매가는 15~60엔/매, 한국의 경우(다나와 기준) KF80규격 제품은 590~1100원/매였다.

최근에는 주목받는 황사와 미세먼지 대책용 아이디어 상품들이 각광받고 있는 추세다.

물걸레 청소로봇, 가습기, 휴대용 옷 클리너 등 기존 제품에 새로운 기능을 담았거나, 꽃가루 등 환경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 상품이 출시·판매되고 있다.

실제로 iRobot사는 바닥 물걸레 청소로봇 ‘Braava(ブラーバ)’를 판매중이다. 로봇청소기 앞에 교체 가능한 걸레를 탈부착해 물을 뿌리면서 미세한 진동을 통해 얼룩 등을 닦아내는 아이디어 상품이다. 가격은 모델별로 3만2000~4만2000엔 정도다.

일본의 가정에선 일반적으로 물걸레질을 자주 하지 않고 청소기로만 청소하기 때문에 꽃가루 및 미세먼지 전용 필터를 장착하지 않은 청소기로 청소할 경우 오히려 집안 공기가 나빠지는 등의 부작용이 있었다. 이러한 수요를 노려 개발된 것이 바로 ‘물걸레 청소로봇’이다.

TOPLAND의 병 부착용 가습기 ‘보틀 가습기 오브(ボトル加湿器オーブ)’도 인기다. USB전원을 이용해 사무실이나 야외에서 손쉽게 가습기를 이용 가능하다. 모델별로 1300~2000엔에 구입 가능하다. 

▲ 휴대용 가습기 ‘보틀 가습기 오브’ / TOPLAND 홈페이지

 

휴대용 옷 클리너 ‘코로코로 코로후루 모바일(コロコロ® コロフル モバイル)’도 이색상품이다. 옷 클리너를 세련된 뚜껑과 함께 결합해 휴대성을 높였다. 들고 다니면서 옷에 묻은 먼지 등을 쉽게 닦아낼 수 있어 야외에서 묻은 먼지와 봄철 꽃가루, 미세먼지 등을 떨어내고 집으로 들어가도록 한 아이디어 상품이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기존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레드오션 시장은 한국 기업과 같은 해외 기업의 진입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들의 ‘아이디어 제품’들은 최근 크라우드 펀딩 등을 통해 일본 시장에서의 상품성을 확인하고 있다.

지난달 국내기업 ‘모비스타’는 자사 제품 ‘Zunion 휴대용 공기청정기’를 일본 최대 규모의 크라우드 펀딩 기업 ‘마쿠아케’를 통해 일본 시장에 공개해 하루만의 목표액을 달성하고 최종 달성액 251만엔(목표액대비 2511%)의 금액으로 펀딩을 마무리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블루투스 스피커와 공기청정기를 결합한 ‘에이티엔에스그룹’의 Clair S와 Clair B도 각각 목표대비 153%, 291%의 성공적인 펀딩으로 지난해 판매에 성공했다.

한국 기업의 마쿠아케 입점 대리점 역할을 하고 있는 A사 담당자는 “한국 기업의 획기적인 제품들이 최근 마쿠아케에서 상당히 좋은 펀딩 성적을 거두고 있다”며 “올해도 일본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제품을 많이 발굴하고 싶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 왼쪽부터 Zunion 휴대용 공기청정기, Clair S 공기청정기 / 마쿠아케 홈페이지

 

봄철 꽃가루 알레르기는 많은 일본인들이 매년 겪어온 고질적인 문제다. 최근에는 미세먼지 문제까지 더해져 그 대책 관련 시장의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더욱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이시영 KOTRA 일본 도쿄무역관은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일본 건강시장은 ‘Made in Japan’을 중시할 수밖에 없는 보수적인 시장이지만, ‘꽃가루와 미세먼지에 대한 새로운 대책’을 갈구하는 젊은층의 수요 공략에 한국 기업들도 충분한 역량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일본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일본 유통경로를 통한 기존의 시장이 아닌, 크라우드 펀딩 등을 통한 시장 공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크라우드 펀딩 등을 통한 방식으로 시장 진출을 꾀하는 경우에도 추후 일본 시장 본격 진출 시 평판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판매후 필터 공급, AS 등 사후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한편 KOTRA 도쿄무역관과 글로벌창업지원팀은 다음달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KOTRA 본사에서 일본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마쿠아케’ 입점 설명회와 상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무역관은 “일본 시장 진출에 관심 있는 혁신 기술 소비재 제조 분야 스타트업은 행사 참가를 고려해 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KOTRA의 허락하에 『해외시장뉴스』를 편집했으며 스타트업에 도움을 드리고자 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