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는 현지 대형 식료품기업들의 식품소매 경쟁 심화로 '그로서란트' 도입 열풍이 불고 있다.  

28일 코트라(KOTRA) 해외시장뉴스에 따르면 캐나다 식품소매유통시장의 중대형 식료품점 매출 감소세가 뚜렷하다.

캐나다 식품소매유통시장의 최근 1년간(2017년 6월~2018년 6월)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특수소형마켓과 주류 판매점은 각각 7.7%, 1.3%의 성장을 기록한 반면 (중대형) 식료품점 매출은 1.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현지 식료품점은 미국 대형기업의 국내 시장점유율 잠식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코스트코(Costco), 월마트(Walmart) 등 미국 대형 소매유통업체의 점유율 급상승으로 Loblaws, Metro, Sobey 등 캐나다 현지 식료품 업체의 매출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 캐나다 식료품 시장 업체별 판매현황 (C$ 십억) / Statistics Canada 제공

 

이같은 분위기 속에 캐나다에서는 신개념 마켓 '그로서란트(Grocerant)'가 확산되고 있다.

캐나다 현지 대형 식료품기업들이 그로서란트 도입 매장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로서란트란 식료품점(Grocery)과 식당(Restaurant)의 합성어로 다양한 식재료를 판매하고, 그 식재료를 이용한 음식을 함께 맛볼 수 있는 신개념 식품유통 트렌드를 말한다.

이러한 개념은 이미 수년 전부터 존재했지만 최근 들어 온라인 식료품점, 대형 소매유통점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캐나다 식료품시장의 키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 캐나다 '그로서란트' 매장 / KOTRA 제공

 

NDP 시장조사 결과 미국 그로서란트 시장은 지난 2016년 한해 24억명의 방문객과 100억달러 이상의 수입을 창출(미국 전체 식료품 시장의 1.5% 비중, 2016년 미국 식료품 시장규모 6,400억 달러)한 것으로 조사됐다.

캐나다의 연간 식료품 시장 규모는 700억달러, 그로서란트 시장 규모는 연간 10억달러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현지 소매시장 조사기관에(Supermarket GURU) 따르면 최근 캐나다 외식시장은 전반적인 가계소득 증가에도 불구하고, 일반 소비자들의 값비싼 레스토랑 방문은 감소하고 있다.

반면 여전히 신선하고 맛있는 재료로 만든 음식에 대한 캐나다 소비자들의 욕구는 지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 밀레니얼 소비자들에게 가성비가 소비의 중요한 기준이 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의 식당이나 식품이 인기몰이 중이다.

그로서란트는 이런 시장변화의 흐름에 맞춰 기존 레스토랑이 제공하지 못하는 차별성을 내세워 자연스럽게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다.

신선한 식재료를 매장에서 직접 제공받아 고객이 원하는 음식을 곧바로 요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가격은 레스토랑과 비교해 매우 저렴하다.

여기에 한 매장 안에서 장보기와 식사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편의성이 더해져 소비자들로부터 크게 각광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대표적인 캐나다 그로서란트 매장들을 살펴보자. 

▲ T&T 슈퍼마켓(Loblaw 자회사, 리치몬드 본사, 아시안 식료품 전문점)

지난 8월 리치몬드(Richmond)점에 해산물 바를 개장했다. 개장 첫날 1000여명의 방문객이 몰려 평균 대기시간 60분 이상 소요되기도 했다. 

주 메뉴는 게, 랍스터, 홍합, 조개, 새우, 굴 등 해산물 요리다. 해산물 카운터에서 재료를 고르면 트랙을 통해 쿠킹 스테이션으로 보내져 요리된다. 별도의 요리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소비자가 직접 무게를 달아 가격표를 붙이는 방식으로 계산 소요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해산물 외의 육류와 신선한 야채류도 판매하며, 해산물 바 옆 Asian Street food 섹션에서는 월병이나 팝콘 치킨, 양고기 수프, 통깨과자 등 중국, 대만 홍콩 등 30가지 이상의 다양한 아시아 음식을 즐길 수 있다.

▲ Farm Boy's(오타와 본사, 신선 농산물·식품 전문점) 

캐나다에서 가장 성공적인 그로서란트 모델로 동종업계 벤치마킹의 대상이다. 캐나다인이 가장 선호하는 그로서란트 매장으로 선정된 바 있다.

메인 메뉴는 화덕오븐 피자, 스시뷔페, 볶음요리, 샌드위치, 수프(Soup), 샐러드 바, 베이커리 등 다양하다.

2015년 Field Agent Canada 설문조사에서 캐나다인이 가장 선호하는 그로서란트 1위를 차지했다.

슈퍼마켓 매장 내 별도의 식당섹션이 마련돼 요리사가 직접 음식을 조리해 최상의 신선한 음식을 제공한다.

캐나다 식품유통업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그로서란트 모델로 두각을 보이고 있다. 특히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하면서 많은 후발업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 Longo's(토론토 본사, 신선 식료품 전문점)

편리함과 가치(품질)를 동시 지향하는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춘 프리미엄 그로서란트 모델로 꼽히고 있다.

주 메뉴는 온타리오 주의 수제 맥주(18종류)와 부티크 와인(20종류), 피자, 햄버거, BBQ, 칠면조 등의 다양한 요리가 있지만 그 중 피자가 가장 유명하다.

바(Bar)에는 40가지 종류의 샐러드와 함께 피자를 굽는 화덕, 커피 볶는 기계 등이 구비돼 있다.

마켓 매장에서 구매한 제품을 바에서 맥주나 와인과 함께 먹을 수 있다.

온타리오 주에 총 3개 그로서란트 매장을 운영 중이며 조만간 기존 바가 축소된 형태의 새로운 매장 오픈을 앞두고 있다.

편리함과 가치(품질)를 동시 지향하는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춘 프리미엄 그로서란트 모델이다.

▲ Whole Foods Market(미국 텍사스 본사, 유기농 식품 전문점)

인근 지역에서 생산된 유기농, 친환경 식자재를 사용해 음식을 직접 만들어 판매한다. 

따뜻한 음식과 차가운 음식 섹션이 있으며, 타코와 피자가 가장 인기 메뉴다.

Thomas Hass and Lisa Lou’s는 유제품, 요거트와 밴쿠버 섬에서 생산한 Tree Island 요거트를 판매한다. 수제 치즈가 유명하다.

Allegro Coffee Bar(카페)는 전 세계 상위 10%의 고품질 아라비카 원두 콩을 사용한다. 지역 특산 과일이나 유기농 과일로 만든 쥬스를 판매한다.

Iron Keel은 주류(맥주, 와인)와 안주용 먹거리, 타르트와 오픈 샌드위치가 유명하다. 바에서는 해피아워 동안 12종류의 맥주를 판매한다.

Harkers, Cawston Cold storage, OriginO and Linas Garden에서는 유기농 과일과 야채 판매. 계절별 특산 과일을 판매한다.

갓 구운 신선한 빵이나 와플, 캐러멜 등 다양한 디저트도 판매하고 있다.

▲ Farm Boy's 매장 전경 / KOTRA 제공

 

캐나다 그로서란트 매장은 변신을 거듭하며 단순 간편식 판매 소매점 수준을 넘어 다양한 식재료를 보유한 고급 레스토랑으로 진화하고 있다.

일부 그로서란트 매장은 샐러드와 파스타, 수프 등은 기본이며, 수준 높은 셰프를 채용해 주변의 일류 레스토랑과 견줘도 손색없는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색다른 재미와 경험을 제공하는 콘텐츠를 대폭 확대해 나갈 계획이며, 그로서란트가 방문객을 늘려 전체 매출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캐나다 현지에서 매장을 운영중인 Manager, Lee는 "슈퍼마켓 가격으로 레스토랑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현지 그로서란트를 한식 확산과 식재료 수출의 틈새시장으로 집중 공략해야 하며, 지금이 구체적인 실행전략 마련의 적기"라고 강조했다.

캐나다에는 아직 아시안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그로서란트가 극히 드물고, 따라서 한식이 다른 아시안 음식보다 한발 앞서 현지인들을 겨냥한 '그로서란트 프리미엄 푸드마켓 시장'을 선점한다면 새로운 식품 틈새지장에서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캐나다에서는 신선한 식재료 확보와 가공이 용이한 만큼, 장기적으로 대형 국산 그로서란트 브랜드의 캐나다 시장 진출 또한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본 기사는 KOTRA의 허락하에 『해외시장뉴스』를 편집했으며 스타트업에 도움을 드리고자 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