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 높아진 한국 화장품이 호주 진출에 청신호를 켜고 있다. 

호주 화장품 시장에서 글로벌 브랜드가 아직까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아시아 인구 증가로 한국 화장품 인지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12일 코트라(KOTRA) 해외시장뉴스에 따르면 최근에는 호주 최대 백화점인 Myer 및 현지 화장품 전문 유통체인에서도 한국산 화장품 입점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아모레 퍼시픽사의 브랜드 이니스프리(Innisfree)는 최근 호주 멜버른 시내에 1호점을 오픈했다.

이같은 분위기에 맞춰 한국 화장품 전문채널인 Avenir Pacific사가 제시하는 호주 진출 노하우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Avenir Pacific은 세계 시장에서 K-뷰티의 높아지는 인기를 실감하고 호주에 한국 화장품 편집매장을 론칭하고자 KOTRA 멜버른 무역관과 5개월간 협업을 진행했다.

현재까지 한국의 중소기업 화장품업체 8개사의 제품을 수입했으며, 지속적으로 로드숍 브랜드 수입을 늘릴 계획이다.

Avenir Pacific은 호주 전역에 매장을 보유한 W Cosmetic사에서 독립해 올해에 설립된 온·오프라인 화장품 유통 업체다. 현재 브리즈번에 위치한 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시드니와 멜버른까지 확장해 오픈할 예정이다.

주요상품은 중저가 화장품(스킨케어, 메이크업, 색조)과 바디용품 등이다.

 

▲ Avenir Pacific의 호주 브리즈번 매장 / Avenir Pacific 제공

 

호주는 아시아 대양주 지역에 위치하지만 유럽계 이민자의 비율이 높아 동양인보다 서양인을 타깃으로 한 제품 수요가 큰 시장이다.

대표적인 예로 호주 사람들은 하얀 피부보다는 검게 태닝된 피부색을 선호해 한국 화장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이트닝 제품의 선호도는 낮다.

호주는 한국보다 UV가 강해 피부 손상과 피부암 발생률이 높아 한국산 선크림 중에선 높은 수치인 SPF50 제품을 선호한다.

최근에는 시트 마스크팩의 수요가 늘고 있어 다양한 종류의 한국산 시트 마스크팩 제품도 수입이 늘고 있다. 향이 강한 제품보다는 무향이나 은은한 향이 인기다.

동남아시아와 달리 호주는 홍삼과 같은 한방 성분 및 익숙하지 않은 향에 대해 거부감이 있다.

한국산 스킨케어 제품의 품질은 매우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지만 마케팅에 있어 가장 걸림돌이 되는 점은 제품 패키징이다. 스킨케어 케이스와 패키지의 디자인이 화려한 것보다는 심플하고 깔끔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의 색조 제품에도 관심이 매우 높고, 한국 기업 자체 브랜드 수입뿐만 아니라 OEM 방식으로 수입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 시장 진입에 가장 큰 변수는 제품의 패키징으로, 스킨케어와 마찬가지로 심플한 디자인이 중요하다.

기능성 제품은 수입절차가 까다로워 관심도가 낮은 편이다.

호주 시장 진입에 있어 샘플 테스트는 필수며 대부분의 호주 수입업자는 소량의 샘플을 무상으로 받기를 희망하고 있다. 또한 샘플링시 성분 및 패키징 영문 표기 제출은 필수 정보이기 때문에 반드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호주는 대표적인 다품종 소량시장으로 대부분의 바이어들이 처음부터 많은 양을 수입하기보다는 소량 수입을 통한 제품의 시장 진입을 원하고 있다. 이에 제품 주문량에 대해 상호 협의시 세부 조율이 필수적이다.

호주의 유력한 유통채널에 입점하려면 백화점, 슈퍼마켓, 약국과 같은 대형 유통망의 경우 K-뷰티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미국과 유럽산 제품에 비해서는 낮은 상황이다. 대형 유통망은 현지 수입업체를 통한 공급을 선호하고 있어 1차 벤더를 통한 시장 진입이 수월하다.

쉐포라, 메카 등 화장품 전문체인의 경우 한국 브랜드를 직접 수입하기도 하지만 자체 브랜드를 OEM 방식으로 수입하는 경향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이에 OEM 생산이 가능한 기업이라면 현지 브랜드 이름으로 수출 기회를 엿볼 수 있다. 

지난달 무역사절단 일정으로 멜버른에 방문한 국내 시트 마스크팩 제조사 H사는 화장품 전문매장인 Mecca Cosmetica사와 상담을 통해 OEM 공급 방식에 대한 논의했으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기도 했다.

 

▲ 지난달 한국 H사가 호주 멜버른에서 Mecca Cosmetica사와 상담을 벌이고 있다. / 코트라 제공

 

아시안 소비자를 타깃으로 주로 공급하는 중견 수입업체들은 시장성만 입증되면 새로운 브랜드라도 비교적 신속한 절차로 한국산 화장품을 수입해 유통하기 때문에 제품의 시장성을 시험해 보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영문 회사 홈페이지, 영문 패키징, 영문 제품 소개서의 준비는 필수다.

그렇다면 호주 시장진출을 위해 확인해야 할 수입규정은 뭘까?

올해부터 호주 검역당국에서 새롭게 발효한 검역기준에 따르면 20% 미만의 동물성 성분을 포함한 일반 소매용 화장품은 수입허가가 필요하지 않지만, 원재료로 판매되는 제품과 20% 이상의 동물성 성분이 포함된 제품은 이전과 같이 수입허가가 필요하다.

일반 화장품을 수입하는 호주 기업은 정부기관 NICNAS(National Industrial Chemicals Notification and Assessment Scheme)에 회원기업으로 등록하고, 본인이 수입하려는 화장품의 모든 원료들이 NICNAS에서 규정하고 있는 성분 리스트인 AICS(Australian Inventory of Chemicals Substances)에 포함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수입하고자 하는 화장품의 모든 원료가 NICNAS의 성분 리스트(AICS)에 포함돼 있다면 별도의 인증절차가 필요하지 않지만, 성분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은 새로운 성분이 확인된다면 NICNAS를 통해 성분 테스트를 필수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NICNAS를 통한 원료 확인과 관련된 모든 절차는 호주 내 수입업체가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호주에 수출하려는 한국 기업은 호주 수입 희망업체가 NICNAS 원료 확인 절차를 원활히 진행할 수 있도록 원료의 영문자료 등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화장품 중 진단 및 치료 목적의 기능이 있는 화장품 제품은 의약품으로 분류돼 호주 TGA(Therapeutic Goods Administration)의 승인이 필수다.

선크림(SPF4 이상), 주름개선, 노화방지 효과가 있는 기능성 화장품들은 TGA 인증대상에 포함될 수 있어 현지 바이어와 인증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보습크림, 메이크업 및 립스틱 제품들은 선크림의 기능을 포함하더라도 SPF15 이하면 일반 화장품으로 분류돼 NICNAS의 규제를 받게 되며 TGA와는 무관하다.

 

▲ 호주 화장품 매장의 모습 / 코트라 제공

 

이처럼 호주 화장품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한국산 화장품의 인지도 역시 증가하고 있다.

이미 브랜드 간의 경쟁 역시 치열해지고 있어 성공적인 시장 진입을 위해 분명한 콘셉트와 브랜드 포지셔닝 전략을 바로 세울 필요가 있다.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호주 화장품 시장은 유행에 민감하지 않고 브랜드 충실도가 높아 진출 전에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며 현지 유통사 및 수입업자와의 협력으로 정확한 호주 시장 트렌드와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자연주의, 식물성, 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 차별화된 화장품으로 포지셔닝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강지선 KOTRA 호주 멜버른무역관은 “호주 검역당국의 화장품 수입규정이 완화되는 추세지만, 현지 허가와 인증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숙지해야 한다”면서 “바이어 대응이 원활할 수 있도록 영문자료(영문 성분표 등)를 사전에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본 기사는 KOTRA의 허락하에 『해외시장뉴스』를 편집했으며 스타트업에 도움을 드리고자 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