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일본은 이제 1인 가구시대! 싱글족을 사로잡는 상품과 서비스들이 주목받고 있다. 

14일 코트라(KOTRA) 해외시장뉴스에 따르면 일본의 1인 가구는 꾸준히 증가해 최근 15년간 1인 가구 비율은 5년마다 2~3%씩 증가했다.

일본 통계청이 올해 발표한 인구통계 조사결과를 보면 핵가족과 대가족을 포함한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의 비율은 지난 15년 동안 빠르게 늘어났다.

반면 2~4인의 핵가족은 조금씩 감소했으며, 2세대 이상이 한 집에 거주하는 대가족은 5년마다 2%가량 감소추세를 보였다.

▲ 일본 가구 구성의 변화 / 일본 통계청 제공

 

1인 가구는 대학 졸업이나 취직 후 통근을 통해 자취생활을 시작하는 가구 외에도 비혼주의자, 고령화에 따른 배우자 사별이나 이혼이 원인으로 꼽힌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의 확대에 따라 1인 가구 역시 증가했으며, 지난 2015년 혼자 사는 노인은 600만명에 육박하고 여성 비율이 남성보다 2배가량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 일본 후생노동성 통계자료에 따르면 63만5156쌍이 결혼했고 17만181쌍이 이혼함으로써 4쌍 중 1쌍꼴로 이혼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녀를 두고 있지 않거나 양육권이 없는 부모는 다시 1인 가구로 돌아오게 됐고 이 또한 1인 가구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일본 국립 사회보장·인구문제 연구소는 1인 가구는 점차 늘어 오는 2025년에는 36.9%, 2040년에는 39.3%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다면 1인 가구를 위한 상품들은 뭐가 있을까?

♦ 싱글족의 친구 스마트폰 로봇 ‘로보혼(RoBoHoN)’

혼밥(혼자 밥 먹기), 혼술(혼자 술 마시기), 혼영(혼자 영화 보기)을 해도 외로운 싱글족을 위해 일본 전자제품 기업 샤프(SHARP)에서 2016년 출시한 귀여운 로봇 모양을 한 스마트폰이 TV 프로그램에 등장해 다시금 인기를 끌고 있다.

스마트폰에 탑재된 인공지능인 삼성의 빅스비(Bixby), 애플의 시리(Siri) 등도 어느 정도 휴대전화 사용자와 대화를 할 수 있지만, 음성만으로는 그 외로움을 충족시키기가 어렵다.

로보혼은 알람을 맞추는 것은 기본, 보고 싶은 뮤직비디오 영상을 빔프로젝트 형식으로 벽에 쏘기도 하며 춤과 노래를 보여주기도 한다.

로보혼의 기능은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된다. 최근 주목할만한 기능은 독거노인을 위한 서비스로, 매일 일기를 작성하면 자동으로 내용을 가족들에게 전송해주는 역할을 한다. 로보혼은 젊은층뿐 아니라 1인 가구를 위한 첨단제품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 싱글족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스마트폰 로봇 ‘로보혼’ / MBN ‘비행소녀’ 방송 캡처화면

♦ 바쁜 싱글족을 위한 초소형 세탁기 등장

세탁소를 가기에는 맡기는 시간, 찾는 시간이 소요되므로 바쁜 직장인 싱글족은 빨래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샤프가 2016년 9월 출시한 초소형 세탁기는 지난달까지 10만여대의 판매량를 기록했으며, 올해도 샤프뿐만 아니라 아쿠아(AQUA) 등 다른 전자제품 기업에서도 새로운 모델을 잇따라 출시하며 그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땀과 화장품으로 잘 지워지지 않는 소매나 옷깃 부분의 오염을 지우는 데 효과적인데, 원리는 1초에 3만8000회의 진동하는 초음파가 물과 만나 파장을 일으켜 섬유 속 오염을 지우는 것이다.

상품 가격은 5000엔에서 8000엔 정도며, 초음파를 사용해 옷감 손상이 적어 세탁소에 옷을 맡기지 않고도 경제적으로 의류를 관리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 초음파를 활용한 초소형 세탁기 / 샤프 공식 홈페이지

♦ 빨랫감도 노출하기 꺼리는 싱글족의 증가로 1~2인용 의류 건조기 인기

올해 1월 발간된 학술지 ‘Urban Geography’가 도시에 거주하는 젊은 일본 싱글족과 인터뷰한 결과 1인 가구는 ‘사생활’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일본 현지에서 매장 직원으로 일하는 미혼 여성은 자신의 빨랫감을 남들이 보이는 곳에서 말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으며, 대학원 남학생 또한 집을 구할 때도 복도에 세탁기가 있는 곳은 꺼린다고 답했다.

일본의 가스기기 전문 기업인 린나이(Rinnai)는 이처럼 사생활을 보호받고 싶어 하는 도심형 싱글족을 위해 올해 1~2인용 가스식 의류 건조기 ‘드라이 소프트(Dry-Soft)’를 출시했다.

1인 가구가 쓰기에 적합한 4kg 용량이며, 기존 자사의 건조기보다 크기를 30% 줄인 규격에 중량 27.4kg으로 집이 크지 않아도 여유 있게 설치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한화 75만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보통 전기식 건조기보다 건조시간을 절반가량이나 단축할 수 있어 혼자 살며 집에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은 직장인 1인 가구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같은 상품들과 함께 1인 가구를 위한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부쩍 늘고 있다.

♦ 고령자를 위한 IoT 활용 스마트 홈 

혼자 사는 노인들은 넘어지거나 평소 지병으로 쓰러지게 되면 가족 없이 외부에 위험을 알리기가 어렵다.

이를 위해 세콤은 노인들의 평소 화장실 등 필수적으로 이용하는 생활 동선에 센서를 설치하고 일정 시간 동안 움직임이 없는 경우 이상을 감지해 자동으로 자료를 전송한다. 

만약 실내에서 넘어지거나 크게 다치게 된 경우에는 목에 걸고 있는 펜던트를 쥐게 되면 동사에 자동으로 구급 신호를 보낼 수 있고, 생활방수 기능을 갖춰 욕실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공사비용 4만4000엔에 보증금 2만엔 등 초기 비용은 발생하지만, 월 4700엔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혼자 사는 부모님이 걱정되는 자녀들의 눈길을 끄는 서비스다.

이처럼 1인 가구의 보안에 필요한 시스템은 IoT(사물인터넷)를 활용한 스마트 홈 외에도 개인 식별 기기와 인증 시스템, 생체정보를 활용한 보안 제품이 있다.

NPO 일본 네트워크 보안 협회가 지난 5월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해 예상되는 신원확인 및 접근관리 제품 시장규모는 997억엔으로 전년도 949억엔에서 5% 증가한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올해 가장 높은 매출이 예상되는 분야는 개인 인증용 제품과 인증 시스템(280억엔), 신원확인 관리제품(210억엔)이었다.

보안 시스템 구축 서비스 시장 규모는 올해 1330억엔가량으로 업종별로는 IT 보안시스템 도임 및 도입 지원(540억엔), IT 보안시스템 설계 및 제조방법 책정(450억엔) 등의 순이었다. 

♦ 집 자주 비우는 1인 가구를 위한 해결방안 ‘택배박스’ 

최근 일본의 전자상거래 증가로 택배 취급 건수는 2006년 29억4000만개에서 2016년 40억2000만개로 30%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개인의 일용잡화 배달이 늘어나면서 최근 5년간 5억여건이 증가했고, 1인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재배달 건수도 함께 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택배 재배달로 인해 노동력 손실, 운송 트럭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로 인한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택배박스 보조금을 지원하고 가능한 한 번에 받자는 ‘쿨 초이스(Cool Choice)’ 캠페인을 벌이는 등 택배 재배달 방지를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후지경제에 따르면 지난해 택배박스 시장 규모는 115억엔이었으며, 2025년에는 225억엔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일본 소비자들의 택배박스 이용에 대한 여론은 긍정적이며 일본 내각부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택배박스 이용 경험자는 전체의 0.7%로 적은 편이지만 보급 단계이기 때문에 시장 확대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일본 택배박스 개발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단독주택용 택배박스 시장의 성장이 2~3년 전에 비해 10배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1인 가구의 비중이 이처럼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업들의 제품 및 서비스 개발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흔히 ‘싱글족’을 생각하면 미혼의 젊은 남녀를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일본 1인 가구 확대 배경에는 이혼한 중년 남녀, 독거노인 등이 있어 시장에 속한 대상층이 다양하다.

따라서 제품을 개발하는 데 있어 타깃이 직장을 다니는 바쁜 싱글족인지, 결혼을 늦춰 개인 취미생활을 즐기는 화려한 미혼남녀인지, 연금으로 생활하는 독거노인인지를 명확히 한 뒤에 마케팅이나 판매 전략을 수립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와 함께 한국기업만의 장점을 살린 시장진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현희 KOTRA 일본 나고야무역관은 “혼자 사는 여성이나 독거노인을 위한 IoT 활용 스마트홈과 1인 1택배박스 보급 등 보안과 IoT 기술에 강점을 가진 한국기업이 진출한다면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본 기사는 KOTRA의 허락하에 『해외시장뉴스』를 편집했으며 스타트업에 도움을 드리고자 제작했습니다>